
第三章 . 천마신교(天魔神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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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벅..저벅..
천호는 앞장선 화영을 따라 마교 본단의 마을을 벗어난 산길을 걸어가고 있었다.
마을 본단을 벗어난 지 꽤 되었는데도, 천마무고(天魔武庫)는 모습을 보일 생각조차 하지 않고 있었다.
천호는 작게 중얼거렸다.
"하아.. 얼마나 가야 천마무고가 나오는 거지..? 춘아녀석도 슬슬 걱정이 되는데 말야.."
"조금만 더 가면 천마무고입니다. 천마무고는 말씀드렸듯이 거대한 천연 동굴속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에엑!'
천호는 깜짝 놀랐다.
아주 작게, 거의 입안에서 맴돌게하다시피 중얼거렸는데도 화영은 듣고 대답해 버렸던 것이었다.
역시, 비살대(泌殺隊)의 일원 답게 아주 예민한 청각이었다.
천호가 입을 열었다.
"그런데.. 내가 너에게 천마무고를 안내받고 나면, 나는 무엇을 하면 되지?"
"교주님이 지시하시길, 저는 천호님에게 천마무고를 안내해 주라고 하셨습니다. 그리고 따로 불러 이르시길, 천마무고를 소개한 후에는 자유롭게 행동하되, 천마신교 본단내에서 벗어나지만 말라고 하셨습니다."
"...벗어나면 어떻게 되는데?"
"그것까지 지시하셨습니다. 만약 천호님이 천마신교의 본단을 벗어난다면, 친구분을 찢어 죽이라고 하셨습니다. 만약 그런일이 일어난다면, 천호님은 지금 저의 상관이지만, 그것은 더 높은 상관이신 천마신교 교주님의 명이기 때문에, 천호님이 멈추라고 하셔도 멈출 수 없습니다."
화영은 여자답지 않게, 마지막 말까지 표정 하나 변하지 않고, 차가운 표정으로 말했다.
천호는 처음에는 춘아를 죽인다는 말을 표정하나 변하지 않고 말한다는 점 때문에 화가 난 듯한 표정을 지었지만, 그 표정은 화영에 대한 연민의 표정으로 바뀌었다.
'...역시..살수(殺手)..인가.... 도대체 어떤 식으로 교육받았길래... 감정을 찾아 볼 수가 없어...'
"저기.. 네 부모님은..?"
"저는 부모에 대한 기억은 없습니다."
"....친구들은.. 누구 없어..?"
그때.
절대로 변하지 않을 듯 하던 화영의 표정이 약간 변했다.
원래의 무표정에서 약간 슬픈 듯한 표정을 짓더니, 잠시도 지나지 않아 원래의 무표정으로 돌아왔다.
"......있었습니다."
"있었다..?"
"있었지만, 모두 제가 죽여버렸습니다."
".......!"
천호는 할 말을 잊어버렸다.
도대체.. 화영은 여자의 몸으로 어떤 삶을 살아온 것일까..
'대한민국'에서 부모님의 사랑을 듬뿍 받던 천호 자신은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나락(奈落)이 화영에게는 있는 모양이었다.
그 때, 화영이 천호에게 말을 걸어왔다.
"다 왔습니다. 이곳이 바로 천마무고의 입구입니다."
천마무고의 입구는 산 기슭에 위치한 거대한 바위에 박힌 듯한, 거대한 나무 문으로 되어있었다.
나무문의 높이는 못 되어도 천호의 키의 다섯 배는 가볍게 넘어 보였다.
그런 육중한 문이 바위에 박혀있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 거대한 문 바로 위의 바위에는 음각으로 무언가가 씌여 있었다.
天 魔 武 庫 (천마무고)
무쇠로 만든 천마전의 제 일(一)관문보다 더욱 더 무거워 보이는 천마무고의 거대한 문은, 천호가 아무리 힘을 써도 열릴 것 같이 보이지 않았다.
"이 문은 어떻게 열어야 하지..?"
"천마무고의 문에는 문지기가 딸려 있습니다. 문지기를 부르면 됩니다. 제가 문지기를 불러서 문을 열게 하겠습니다."
화영이 숨을 조금 들이 쉰 후, 온 힘을 다해 일갈했다.
"....흑수쌍살(黑修雙殺)! 문을 열어라!"
화영이 소리친 직후에는 아무런 소리가 나지 않았지만, 조금의 시간이 흐르자, 문의 안쪽에서 괴상한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천호는 그것이 사람의 목소리라는 것을 알아채는 데 한참이 걸렸다.
"....켈켈켈....! 어느 놈이냐....겔겔! 허락없이 천마무고에 접근하는 자, 이 흑수쌍살이 사지를 찢어놓으리라..! 켈켈!"
화영이 다시 입을 열었다.
"교주님의 명을 받고 왔다. 어서 문을 열어라."
"..겔겔! 재미있군..! 교주님의 명을 받았다면 교주님의 증표를 보여라!"
고오오오오!
갑자기, 화영의 짧은 머리칼이 휘날리는 듯 하더니, 화영의 주위에 아지랑이 같은 것이 피어올랐다.
화영이 내력을 끌어올린 것이었다.
화영이 얼음장같은 표정으로 문을 쏘아보면서 조용히 입을 열었다.
".....죽고 싶은 게냐..? 흑수쌍살...나를 뭐라고 생각하는 거냐... 나는 비살대(泌殺隊)의 일비(一泌)...비살대의 일원들은 교주님의 명을 전할때 증표가 필요하지 않다는 것은 알고 있을 터..그렇다면 방금의 그 언행은 죽여달라는 뜻인가..?"
'...큭!'
흑수쌍살은 속으로 뜨끔했다.
화영의 장대한 내력이 두꺼운 문 안쪽에서도 느껴져 왔던 것이었다.
정말 한마디만 더 하면 자신을 죽여버릴 듯한 느낌이었다.
흑수쌍살이 그 괴상한 목소리로 문 바깥쪽을 향해 소리쳤다.
"..아..아! 장난 한번 친것 가지고.. 그냥 들어가라구.. 켈켈!"
끼이이이!
육중한 문이 삐걱거리는 소리를 내면서 서서히 열리기 시작했다.
끼이이..덜컹!
육중한 문이 완전히 열렸다.
화영이 먼저 들어가고, 천호는 화영을 뒤따라서 들어갔다.
".......!"
천호는 천마무고의 규모에 놀라 입을 쩍 벌렸다.
천마무고의 안은 거대한 동굴로 되어있었다.
동굴 안에는 촛불이 여러 군데 놓여있어 조명을 하고 있었고, 그 희미한 촛불빛은 천마무고의 천장을 희미하게 밝혀주고 있어 그 규모를 짐작할 수 있게 해주었다.
천호와 화영이 입구로 막 들어간 곳은 깎아지른 듯한 낭떠러지위에 있는 조그마한 발판에 불과했다.
그리고 그곳에서 위태위태하게 생긴 밧줄로 만든 구름다리가 하나 걸쳐져 있는 것이, 낭떠러지 저쪽으로 건너갈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었다.
안으로 완전히 들어온 천호는 아까 문 안에서 들린 괴상한 목소리의 주인공인 흑수쌍살의 모습을 자세히 관찰할 수 있었다.
흑수쌍살의 외형은 한마디로 말해, 기이하기가 이루 말할수가 없었다.
하나의 몸에 붙어있는 두 개의 머리, 지나칠 정도로 굵게 발달한 양팔...
그때, 화영이 천호에게 말을 걸어왔다.
"천마신교의 천마무고는 무림 전체에서 강탈한 엄청난 양의 무공비급들이 쌓여있기 때문에, 정파 무림의 인간들이 항상 노리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런 식으로 견고하게 지어야 했던 것입니다. 이 낭떠러지 외에도, 천마무고 내에는 엄청나게 많은 기관진식들이 있기 때문에, 저같은 안내인 없이 홀로 천마무고로 들어간다는 것은 자살행위라고 할 수 있습니다."
".........나는 천마무고의 어디로 가는 거지?"
"교주님께서 지시하시길, 천호님은 잡물고(雜物庫)로 가시면 된다 하셨습니다. 그리고, 저는 잡물고에서 천호님이 필요로 하시는 물건들을 가져다 드리는 역할도 맡습니다."
"..으음.."
"일단, 이 구름다리를 건너야 합니다."
화영이 먼저 구름다리에 올랐다.
삐걱...
나무토막을 밧줄로 얼기설기 엮어 만든 구름다리가 삐걱거렸다.
'이거.. 위험할 것 같은데..'
천호도 화영의 뒤를 따라 구름다리에 올랐다.
구름다리가 화영이 올랐을 때보다 더욱 더 삐걱거렸지만, 천호와 화영은 무사히 낭떠러지의 건너편까지 도착할 수 있었다.
낭떠러지의 건너편에는 또 다른 통로가 천마무고의 안을 향해 있었다.
앞서가던 화영이 고개를 뒤로 돌려 천호를 쳐다보았다.
"천호님. 이제부터 저를 따라오실 때는, 제가 멈추면 즉시 멈추셔야 합니다. 한 발도 잘못 디디면, 바로 천마무고의 극악하기로 악명높은 기관진식에 걸려 목숨을 잃게 되실 것입니다."
"....!"
"아무쪼록. 조심하십시오."
화영이 다시 걸어가기 시작했다.
천호도 화영을 따라 걸었다.
* * *
타다다닷!
한 남루한 차림의 꼬마 거지가 천마신교 본단의 거리를 뛰어가고 있었다.
천마신교 본단의 거리는 온통 흑의를 입은 사람들만 있었기 때문에, 흑의를 입지않은 그 꼬마 거지는 눈에 확 띄일 수 밖에 없었다.
당연히, 스토리 전개상 그 꼬마 거지는 춘아였다.
천호가 약마전(藥魔殿)에서 먼저 정신이 들고난 뒤, 천마전(天魔殿)에가서 교주를 보고, 난동을 피우고, 그리고 지금은 천마무고에 가고 있는 동안, 춘아는 약마전에서 그제서야 깨어나서 천호를 찾으며 거리를 뛰어다니고 있는 중이었다.
"..헉! 헉! 천호형은 어디있는거야...! 분명히 방향은 이쪽인데.. 거기다가 왜 이 동네는 사람들이 전부 검은 옷을 입고 있는거야..! 하마터면 마교의 본단인줄 알았네..! 헉!헉!"
아직도 춘아는 자신이 있는 곳이 마교의 본단인 줄을 깨닫지 못하고 있었다.
춘아는 아까 약마전에서 나온 직후 반기시법(反氣視法)을 시전해서 알아낸 천호가 있는 방향을 향해 거리를 계속 내달렸었다.
그런데, 어느 시점에 춘아가 반기시법을 행하자, 갑자기 천호의 기의 파장이 약해졌다가 다시 다른 방향을 향해 이동하는 것이었다.
사실 그것은 천호가 아까 혈귀에 의해 걸렸던 천마주박술(天魔呪縛術)에 의해 혈도가 제압당했었다가, 다시 교주에 의해 천마주박술이 풀렸었기 때문이었다.
어쨌든 춘아는 지금, 천호가 지금 위치한 방향을 향해 달려가고 있었다.
한참을 달리자, 죽 늘어서 있던 건물들의 행렬이 끝나고, 가파른 산길이 눈앞에 펼쳐졌다.
"산길..? 쳇..! 난 산이 제일 싫은데..! 그래도 별 수 없나.."
타다닷..
춘아는 잠시 투덜거리는 듯 하더니, 다시 타구봉을 꽉 쥐고는 산길을 내달리기 시작했다.
춘아가 산길이 시작되는 곳을 떠난지 조금 시간이 흐른 후였다.
부스럭
산길 옆의 덤불에서 세 명의 인영이 튀어나왔다.
그 중, 한 명이 웃음을 터뜨렸다.
"...후하하핫! 드디어 '미끼'를 찾았군..! 저 '미끼'를 붙잡으면 나머지는 '미끼'로 창천호를 유인해서 죽일 일만 남은 것인가..!"
저벅..저벅..
방금 웃음을 터뜨린 인영이 덤불에서 걸어나왔다.
그가 어두운 길 옆의 덤불에서 나오자, 햇살이 그의 모습을 비추어 주었다.
양 손에 쥔 도끼 두 자루! 부리부리한 눈! 거대한 덩치!
바로 진홍쌍부(眞紅雙斧) 영람(嶺濫)이었다.
영람이 소리를 질렀다.
"자, 이제 미끼를 잡고, 월척을 낚을 시간이다! 쫓아라!"
부스럭!
나머지 두 명의 복면을 쓴 흑의인들도 풀숲에서 뛰어나왔다.
아마도 그 두명은 살수(殺手)임이 틀림없었다.
"존명(尊命)!"
타다닷!
영람과 두 명의 흑의인은 춘아를 쫓아가기 시작했다!
<계속>

